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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방미 전 박영선·김연철 임명 강행 방침… 정국 경색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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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엽린경 작성일19-04-03 14:08 조회1,3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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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철회 안하면 협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8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5명의 장관 후보자를 임명하기로 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만큼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야당이 ‘박영선, 김연철 불가론’을 고수하고 있어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정국 경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2일 “문 대통령이 국회에 박영선·김연철 후보자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청문보고서 채택일 다음날부터 10일 안에 국회에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3·8 개각 때 지명한 7명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보고서 채택 마감일은 지난 1일이었다. 하지만 시한을 넘기고도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한 3명에 대한 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2일 박양우·문성혁 후보자 임명안은 재가했다. 이들의 임기는 3일부터 시작된다.

청와대는 국회의 보고서 재송부 시한을 7일로 정했다. 문 대통령은 11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10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9일에는 국무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늦어도 8일까지 새 내각을 꾸리고 9일 새로운 국무위원들과 회의를 열어 국정운영 방향을 논의한다는 게 청와대의 방침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보고서 재송부 요청은 사실상 미국 방문 전 장관 후보자들을 임명하는 수순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신임 장관 5명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도 8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 정부 출범 후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도 장관직을 맡은 인사는 총 11명으로 늘게 된다.

청와대의 움직임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영선·김연철 후보자 지명을 반드시 철회해 달라. 그렇지 않을 경우 앞으로 국회에서 원만한 협조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권은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개각 논란과 관련해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억울해하며 불평하는데 결국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철통방어하겠다는 얘기”라며 “문 대통령에게는 국민보다 ‘조조 라인’이 더 소중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조국·조현옥 수석 경질과 박영선·김연철 후보자 지명 철회를 조속히 결정하라고 주문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사에 문제가 있다면 조현옥 수석 정도는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조국 수석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 여러 가지 사법개혁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차질을 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인사검증 라인의 사퇴는 없다고 일축했다. 윤 수석은 ‘청와대가 조국·조현옥 수석을 지키려 한다’는 지적에 “자리를 그만두고 나가지 않는 것을 지킨다고 표현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후보자 임명 강행이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 아니냐는 질문에는 “미국에서도 인사청문회를 하면 여야 의견이 갈린다. 그렇다고 청문회를 무시했다는 평가를 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박세환 이형민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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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찬란한 계절이다. 꽃이 피고 만물이 소생한다. 추위에 움츠렸던 생물들이 살아나고 따스함으로 모든 것이 힘을 얻고 기쁨을 얻는다. 교회에서는 부활절을 맞이하며 생명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자살이 가장 많이 일어난다. 자살은 우울한 계절인 겨울에 많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오히려 겨울에 자살이 적고 그 겨울을 견디고 난 봄에 자살이 많다. 통계상으로 보면 3월과 5월에 자살이 가장 많이 일어난다.

3월부터 일어나는 변화가 첫번째 원인이다. 학교들은 보통 3월에 입학과 개학을 한다. 새로운 환경에 들어가는 이때가 연약한 자들은 무섭다. 특히 학교에서 왕따를 경험했던 이들은 새 학기에 자신의 1년이 결정된다. 우는 사자와 같은 폭력적인 아이들에게 자신이 먹이로 던져지는지 아닌지가 이때 결정되기 때문이다. 학교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친구들은 새로운 학교, 새로운 학급에서 전에 자신을 괴롭혔던 아이를 만나면 큰 절망감을 경험한다. 1년 동안 폭력과 괴롭힘이 또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봄이 지나면서 첫 시험인 중간고사를 치르고 그 결과를 받아든다. 이것 역시 부담으로 작용한다.

성인들도 직장에서 변화를 맞이하는 때다. 직무가 변화되고 새로운 사람들과 일하게 되면 큰 부담이 된다. 직장인 자살을 보면 업무를 잘하던 사람이 갑자기 지방으로 옮겨가면서 자살을 하는 이들이 있다. 특히 직장에서 인정받던 성실한 사람이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점점 더 어려운 업무를 맡게 된다. 회사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큰 프로젝트가 이런 사람들에게 떨어지기 쉽다. 하지만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성실했고 성공적이었던 직장인들이 갑자기 죽음에 이르는 안타까운 일들이 생긴다.

두번째 원인은 계절에 따라 호르몬의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특히 해가 길어지면서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생긴다. 수면시간이 짧아지면 생활 리듬이 깨어지고 호르몬이 변화를 겪는다. 일반인에겐 그리 큰 문제가 아니지만, 기존에 정신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겐 큰 변화다.

세번째 원인은 상대적 박탈감이다. 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보인다. 옷도 가벼워지고 화려해진다. 좋은 경치를 찾아 여행이 시작되고 나들이가 잦아진다. 가족들과 행복할 수 있는 여건들도 생긴다. 이 좋은 계절에 소외되는 사람들은 오히려 늘어간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가족들과 행복해 보이는데 자신만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얼마 전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는 ‘SNS 카페인 우울증을 아시나요?’라는 카드뉴스를 만들었다. ‘SNS 카페인’은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봄이 되면 많은 사람이 SNS에 자신의 행복한 모습을 올린다. 사진 속의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인다. 슬픔은 없고 기쁘기만 한 것 같다. 그런 이들과 비교하면 자신은 실패한 사람 같고 불행한 사람 같아 보인다. 우울증 가운데 있는 사람들은 자연으로 못 나오고 방 안에 갇혀 있다. 이들은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데 이들이 보는 세상은 너무 행복해 보인다. 그럴수록 자신은 더욱 불행해진다.

찬란한 봄,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앞에 두고 싸우고 있다. 이 석 달간 3000여 생명이 스스로 무너진다. 실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이 이 정도면 수만명의 사람들이 죽음의 위험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이 정도면 국가재난 수준이다. 온 국민이 함께 나서서 생명을 구해야 한다. 손을 내밀고 마음을 열어줘야 한다.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부디 올해는 죽음이 아니라 부활의 축복이 가득한 봄이 되길 기도한다.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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