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년 만에 `1000만 은행` 된 카카오뱅크의 핀테크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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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계좌를 가진 고객 수가 지난 11일 1000만명을 돌파했다. 2017년 7월 27일 출범한 후 2년이 채 안돼 국민 5명 중 1명이 가입한 것이다. 2001년 출범한 일본 최대 인터넷은행 라쿠텐(732만명) 고객 수를 앞질렀으니 가히 폭풍성장이라 할 만하다. 카카오뱅크는 우리 실생활에 놀라운 변화를 몰고 왔다.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으로 수신·여신 업무가 모두 가능해졌다는 것과 번거로운 로그인 절차나 공인인증서 없이도 순식간에 송금, 이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금에 재미를 가미한 '26주 적금', 모임 회비를 걷고 관리하는 '모임통장' 같은 편의성을 높인 상품도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국민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게 바로 혁신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인터넷은행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줘 정체된 금융산업에 새바람을 일으키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하지만 은산분리 등 첩첩 규제 때문에 펄떡이는 '금융 메기'의 탄생은 쉽지 않았다. 카카오뱅크가 지난 2년간 걸어온 길도 험난했다. 비금융주력자가 최대 34%까지 지분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한 인터넷은행 특례법도 올해 들어서야 발효됐다. 이런 척박한 풍토에서 카카오뱅크가 1000만 고객 시대를 연 것만도 큰 성과다. 카카오뱅크의 고속 성장은 기존의 금융과 'ICT DNA' 결합이 주효했다. 현재 카카오뱅크 임직원의 40%가 ICT 출신이어서 융합과 혁신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가 더 혁신적인 인터넷뱅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ICT기업인 카카오가 '주인공'이 돼야 한다. 카카오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라는 산을 넘어야 공시한 대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보통주 4160만주를 사들여 지분 34%를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뱅크가 순항하는 반면 '1호 인터넷뱅크'인 케이뱅크가 고전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케이뱅크는 KT 주도로 자본금을 1조원대로 늘릴 계획이었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자본금 부족으로 비상경영 상태였던 케이뱅크는 12일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급한 불만 껐을 뿐 자본 확충이 어려운 상태다.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가 거둔 혁신을 똑똑히 봐야 한다. 규제를 걷어내 많은 인터넷은행이 경쟁하며 핀테크 혁명을 일으킬 수 있도록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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